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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문장전산고 - 수염 수염에 대해 살피다 나는 수염이 적은 데다 성질마저 옹졸하다. 그래서 자칭 수염 난 아낙네라고 했다. 괜히 수염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부러워져 이 글을 쓴다. 이규경은 수염이 듬성듬성 났던 모양이다. 그게 꽤 콤플렉스였던 듯. 수염 난 아낙네라는 자조적인 별명까지 붙였다.. 무릇 남자의 외모를 평가할 때 꼭 먼저 수염을 말한다. 아름다운 수염 말이다. 凡稱男子之儀表。必先言其鬚髥。曰美鬚髥。 요즘은 남자하면 어깨인가. 혹은 키. 수염이 잘 생기면 어깡이나 키 큰 모델처럼 사람들이 인정해준 듯 하다. 수염이 아름다원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수염이 아름다운 수염인지는 모르겠다. 제왕의 경우는, 한 고조가 수염이 아름다웠다. 광 무제는 수염에다 눈썹도 아름다웠다. 주 문제도 수염이 아름다웠다. 이는 반드시 다른 사람..
오주연문장전산고 - 뇌수술 기록 동각(動覺)이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 무슨 뜻일까. 한자어 표기로만 보면 움직인다. 깨닫는다는 말인데. 인체와 관련지어 이해한다면 요즘 말로 인지 능력과 운동 능력을 말하는 것도 같다.. 16세기 유럽의 의학 지식과 당시 조선의 의학 지식이 뒤섞여 있어 독해가 쉽지 않다. 나중에 따로 스터디라도 해야 할판 그래도 나름 한의학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대충 뭔소리를 하는지는 알 것 같다. 나는 이걸 한의학의 삼위일체라고 부른다. 아무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없으니 딴 데가서는 이렇게 부르면 안된다. 시작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의학에서는 정, 기, 신으로 인체의 생물학적 시스템을 구분한다. 우리가 뼈와 근육 지방 등의 물리적 성분에 따라 구분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직관적이..
오주연문장전산고 - 탕약망 탕약망은 요한 아담 샬 폰 벨의 중국이름이다. 로버트 할리의 한국 이름이 하일인 것과 마찬가지. 중국어로 탕 = 아담, 약망 = 요한이 발음이 비슷하단다. 사진 속의 탕 씨는 왠지 피로해보인다. 강시인줄. 탕 씨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선조에게 명 나라로 가는 길을 비키라며 한반도로 군사를 이끌고 들어온 1592년에서 1년 못 미치는 1591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종교 개혁을 주도한 마틴 루터가 죽은 게 1546년이니 이미 종교개혁의 열풍이 한차례 휩쓸고 난 다음 태어난 것. 쾰른은 쾰시라는 맥주로 유명한 동네라는 데 처음 들어봄. 탕 씨는 예수회 소속 선교사였는데 예수회는 라틴어로 Societas Iesu. 영어로는 Society of Jesus. 우리 말로 예수회라고 번역된다. 다른 수도회와 차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