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의 몸 (9) 썸네일형 리스트형 싸우지 않기 위한 무술 나는 결혼 생각이 없었다. 따라서 자식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일사천리로(라기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혼에 골인, 이제 기어다니기 시작한 9개월 딸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선 나는 걱정이 좀 많아졌다. 세상은 ‘여자 아이’가 살기에 험난한 장애물이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도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때의 걱정이 ‘피상적’이었다면 지금은 매우 ‘현실적’이다. 내 딸의 일이 되었으므로. 하지만 내가 바꿀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 제도를 바꾸는 일도, 사회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그 안에서 작은 역할을 해볼 수는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했다. 격투기를 배운다고 해서 인간 관계.. 주짓수 부상 - 만두귀 오빠 귀가 이상해.” “잘 들리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양쪽이 달라, 크기가.” 아내의 말에 거울에 귀를 비쳐보니 정말로 달랐다. 오른쪽 귓바퀴 안쪽 부위가 효모 넣은 빵 마냥 볼록 솟아있었다. “만두귀 되는 거아냐?” 아내가 입을 삐죽였다. “끔찍한 소리 하지 마십시오.” 내가 손사래쳤다. ** 주짓수나 레슬링 같은 운동을 그래플링이라고 하는데, 그래플이라는 말이 ‘땅바닥을 긴다’ 그런 뜻이 있다고 한다. 타격을 사용하지 않은 채, 상대를 부둥켜 안고 메치거나 조르고 꺽는 격투기를 말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아무튼, 이 운동을 하다 보면 생기는 ‘직업병’ 중의 하나가 ‘만두귀’다. 항간에 만두귀와 감자 주먹은 시비를 피하라는 말이 있다. 반복된 훈련으로 신체의 일부가 변형될 정도의 고수이므로 몸의.. 주짓수를 하며 가장 자주 듣는 말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자주 듣는 말이 있는지? 나는 있다. “힘 빼. 힘 빼라. 그렇게 힘만 쓰니 되니?” 도장에서 스파링 중인 우리들을 보며 맨날 관장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도 듣던 말이다. “회원님은 근육이 딱딱하고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내는 형태로 발달되어 있어요. 그래서 힘을 빼셔야 해요.” 첫 날 수영강사가 내 팔을 잡고 자세 교정을 해주며 말했다. 나는 물에 대한 공포가 심했는데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물에 들어가면 몸에 힘이 들어갔었던 모양이다. 빠지지 않으려고. 물론 그렇게 하면 더 잘 가라앉는 건 안 비밀. 스파링을 하면 무섭다. 서브미션(마무리 기술)에 걸려 목이 졸리거나 팔이 꺽이는 일도 무섭고 니온밸리(상대의 배를 무릎으로 압박하는 기술)에 깔려 몸부림치는 일도 괴롭다.. 주짓수 부상 경험담 윽, 하는 단발성 신음과 함께 손을 내밀어 탭을 치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위에서 공격을 하던 상대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스파링이 잠시 중지되었다. 운동하던 사람들이 달려와 괜찮냐고 물었다. 안 괜찮았다. 천장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고, 숨을 쉬려고 할 때마다 왼쪽 갈비뼈가 따끔거렸다. 체온이 싸늘하게 내려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한 사람이 살펴보더니 갈비뼈에 금이 간 것 같다고 했다. 그 순간 든 생각은 조금 어처구니없게도 ‘아내에게 뭐라고 말하지’ 였다. 도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부상이 뒤따른다. 그것 자체는,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이렇게 얘기하면 ‘어휴 그렇게 위험한데 왜 해요’ 라.. 주짓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 나는 39살. 은행원이다. 이렇게 자기 소개를 하면, 정말로 저렇게 자기 소개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대략 저런 정보를 전달받은 상대는 흐음, 하는 눈으로 뭔가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어느 쪽인가 하면, 대체로 별로 흥미롭지 않다는 쪽이다. 은행원? 월급은 많이 받지. 근데 일은 재미없어. 이것이 세간의 일반적인 평가, 라고 하면 지나칠까? 증권가 쪽은 좀더 야생의 느낌이 있는데 은행은 왠지 온실 같은 느낌이다. 지루하고 잠이 온다. 오 은행원이시구나. 은행에서는 어떤 일을 해요? 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진심 1도 없다. 모두 아니까. 돈 입금 하고 출금해주고 신용카드 좀 팔고, 대출 해주고 그런 것들. 어쩌다 취업 준비생들이나 대학생들과 멘토라는 낯간지러운 자격으로 이야기를 하는 기회가 생기곤 한.. 주짓수를 권유합니다 아침 6시. 늦었다. 서둘러 어젯밤 챙겨 놓은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아내와 아이가 깨지 않게 소리를 죽이고 현관문을 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출입구로 내려가면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서울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왼편으로 어스름에 숨은 인왕산이 보인다. 하지만 경치를 감상하며 걷기에는 늦잠을 잔 것 같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삑. 요금이 할인되었습니다. (*실제로는 요금할인 안내 음성이 없다) 조조할인이다. 극장 말고 시내버스에도 조조할인이 있단 걸 아침에 운동을 하면서 처음 알았다. 적용되는 시간이 얼추 6시 반까지였나. 몇 백원 차이지만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커다란 스포츠 백을 가슴에 끌어안고 몸을 좌석 시트에 묻은 채, 잠이 덜 깬.. 2 사전준비 - 도복과 보조 장비 체육관 등록을 하면 통상 도복을 준다. 대개 한 번에 3개월 등록을 하면 회비도 할인해주고 도복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존프랭클의 경우 존프랭클 팀 도복이 있다. 퀄리티가 나쁘지 않는 편이다. 도복 퀄리티를 확인하는 기준은 이렇다. 1. 내구성 주짓수는 운동할 때 반드시 스파링 시간이 포함된다. 그리고 기술 동작이 상대방의 도복을 잡고 늘어지는 자세가 많아서 도복이 튼튼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저렴한 도복 가운데 내구성이 약한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여름 도복이라고 해서 얇게 만든 도복의 경우, 입었을때 무게가 가벼워 좋긴 한데, 소매같은 곳이 오래 되면 헤지거나 찢어질 수가 있다. 2. 디자인 간혹 유도복이 있는데 입고 주짓수해도 되나요, 라는 질문이 있었다. 입어도 되지만, 이.. 1 사전준비 - 주짓수 체육관 고르기 주짓수를 시작하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강해지고 싶어서, MMA시합을 하고 싶어서, 살을 빼고 싶어서. 이유가 무엇이든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체육관을 골라야 한다. 1. 체육관 선정 팁 1.1 네트워크 주짓수에는 다양한 네트워크(혹은 유파)가 존재한다. 아마 그저 주짓수 기술을 익히고 싶다, 는 사람에게는 그런 거 알아서 뭐해, 라고 생각될 정보기도 하지만, 주짓수를 하다보면, 결국 알게 된다. 적어도 자신이 어떤 네트워크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정도는 알아두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1.1.1 그레이시 주짓수 원래 주짓수는 브라질의 그레이시 가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도 회원수가 많고 "본가" 취급을 받는다. 유튜브에는 헤너 그레이시(Rener Gracie) 의 동영상이 많은 편이다... 르메이에르 스포츠 센터 수영 후기 기간 3년 남짓 2015-2017?(정확친 않음) 비용 월 11만원쯤?(1년 단위로 결제 할인 되어서 그쯤 되는듯) 횟수 주 3회? 수영 다닌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기억이 가물거린다. 르메이에르 스포츠 센터 종로점에서 수영을 3년쯤 했다. 수업도 듣고 자유수영을 한 기간도 있다. 물에서 뜨지도 못하는 생초보에서 시작해서 접영까지 다 배우고 상급반으로 옮겨(초급반 상급반 두 개 반 뿐이었다) 오리발, 다이빙 정도까지 하다가 수업은 더 이상 안듣게 되었다. 수업과정 1. 초급반 물에서 떠서 다니는 데 까지 한 달쯤 걸린 듯 하다. 먼저 물에 대한 공포심을 버리기 위해, 물과 친숙해지는 훈련을 한다. 물 속에서 숨 참기, 발장구 연습, 팔 돌리기 연습, 보조 도구 들고 짧은 거리 왔다갔다 하기 등. 강사님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