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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주 - 독서법과 깨달음 4.1 홍길주는 항상 에 대해 말했다. 재주는 부지런함만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못하다. 깨달음은 도덕의 으뜸가는 부적이다.才不如勤, 勤不如悟, 悟之一字道德之元符也. 1-48 여기서는 번역에 약간 손을 댈 필요가 있다. 도덕(道德)이라고 하는 말은 현대어에 있어 도덕(morality)에 대응하는 번역 술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홍길주가 도덕이라고 한 말은 와 으로 각각의 개념을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 두 개념은 유학에 있어서나 동양사상 전반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으로 일면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위의 문장에서는 와 으로 번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다시금 번역하면, '깨달음이라는 한 글자는 진리와 실천에 있어 최고의 방편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
홍길주 - 사서와 육경 속 논어의 위치 3.2 시라카와 시즈카는 에 대한 텍스트 비평적인 관점에서 의 자료를 8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그는 이것을 유가사상의 추이와 관련지어 설명하는데, 1자료는 공자의 망명기간에 고행을 함께한 자로,안회,자공, 염유등의 자료로, 공자사후에 복상하는 기간에 기록을 정리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자공의 자료를 2자료, 공자의 사후 교단이 분열되어 자유,자하,자장의 세유파가 대립하던 시기의 자료를 3자료, 맹자시대까지 이어진 유자와 증자의 대립시기의 자료를 4자료, 공자의 일상생활을 의례화한 편의 자료를 5자료, 직하학파의 손을 거친 듯한 편의 자료를 6자료, 고대의 제왕,일민을 주제로 한 자료와 편등의 자료를 7,8자료로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는 반드시 시대적인 구분을 따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3.2.1 시라카와..
홍길주 - 논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중심으로 3. 1. 에 등장하는 논어의 구절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은 앞서 언급했다. 그리고 그것은 구절뿐만이 아니라 의 구분으로도 제한적인데 논어 전편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다. 3.1.1 방필에 6목, 연필에 7목, 난필에 8목, 난필 속에 6목으로 가운데 논어는 매우 일정한 비율로 인용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하나의 지표(index)로 생각할 수 있다. 다시말해, 공자가 자신의 제자들을 가르칠 때 를 하나의 이상적인 커리큘럼 과목으로 상정한 것과 동일하게 항해에게 있어 사유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 가 자리잡고 있다는 가정 말이다. 3.1.2 논어의 구절이 아닌 라는 텍스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항해의 평이 등장하는 것은 의 71목과 72목이다. 나는 여러 경전 가운데 유독 를 가장 으뜸가는..
홍길주 - 수여삼필 속 논어를 중심으로 1.1 이 논문은 움베르토 에코의에 예시된 논문 작성법에 따라 작성될 연구논문의 초안으로서 기획된 것이다. 1.2 이 논문은에 나타난 항해 홍길주의 논어 해석을 바탕으로 항해 자신이 쓰지 않았던 또는 와 같은 형식의 글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해 갈 것이며, 그러한 가상적인 텍스트 정립의 기초를 마련코자 한다. 1.3 항해는 경전의 주석을 남기지 않았다.따라서 이러한 가상적인 텍스트 창작을 시도하는 것은 작가의 의도에 반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물리적인 텍스트의 존재유무를 떠나 홍길주라는 인간의 그러한 가상적인 텍스트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가정은 타당성이 있다. 그가 비록 체계적인 저술은 하지 않았으나 에 산재하는 논어에 관한 그의 코멘트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논어에 관한 깊이있고..
관물편 - 이익의 인생과 등산 길을 가로막은 바위를 어찌해야 하겠소? 내가 산길을 가는데 바위가 길을 막아 다니기가 위험하기에 밀어서 없애려 하자 지나가던 다른 이가 말했다.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은 쉽지만 밀어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쓸모가 없어서 쉽게 떨어뜨린다지만, 훗날 쓸모가 생겨서 어렵게 밀어 올릴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일단 놔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렇군.” 翁山行有石, 當路危動, 將推以去之. 客曰: “墜下易, 推上難. 今雖無益而爲其易, 後安知不有有益而爲其難乎? 不如且止.” 翁曰: “然” 지금은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내가 어렸을 때에는 사람을 이름 대신 종종 출신지로 부르곤 했다. 안산댁, 부산댁 하는 식으로. 이런 풍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선에서는 더욱 흔했..
관물편 - 개와 사람의 천직 우리 집 개가 낫구나! 개에게 밥을 던져 먹이고 있었다. 손님이 지나가자, 개가 밥그릇을 내팽개치고 사람을 쫓아가 짖어댔다. 이로서 타고난 직분(天職)은 사사로운 욕심으로 폐할 수 없음을 볼 수 있다. 投飯與狗食. 客過, 狗舍飯而隨人吠. 以是見天職不可以殉欲而廢矣.이익, 『관물편』, 77째 세종대왕의 손자의 손자, 이암(李巖, 1499~?)이라는 사람은 왕족치고는 좀 특이한 사람으로 하고 많은 그림 소재 가운데 당시에도,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잡스럽다’고 무시 받는 개나 고양이 그림을 자주 그렸다. ‘어미개그림(母犬圖)’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졌다. 젖을 물고 있는 다른 강아지들과 상대적으로 힘이 없어서인지 어려서 인지 어미 등을 타고 젖을 향해 가는 강아지, 그를 바라보는 어미개의 표정이 리얼..
관물편 - 누에를 사랑하는 까닭은 누에를 아끼는 마음은 어디에서 온 건가? 내가 누에 기르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누에는 사람에게 의지하여 밥을 얻어 먹는다. 사람이 길러주지 않으면 스스로 자라지 못한다. 반면, 사람은 누에를 통해 쓸모를 얻는다. 누에가 실을 만들지 못하면 기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것을 누에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하면서, 한편으로는 누에 번데기를 솥에 넣어 삶아 먹고, 그리하여 다시 누에에게 원한을 품게 하였다며, 이를 애처롭게 여기어 열심히 누에를 보살핀다. 아하, 원한이 이익에서 비롯되는구나. 어찌 은혜를 베푸는 행동이 꼭 따뜻한 마음에서만 비롯되는 것이겠는가. 翁觀養蚕. 蚕待人而食也. 不養不遂. 人待蚕有用者也. 無絲則不養. 謂人爲恩, 將蛹而烹之. 謂人爲怨, 護惜之已勤. 噫, 怨旣由利, 恩獨由仁乎哉. 이..
관물편 - 인생의 파리와 벼룩 파리와 벼룩 내가 낮에 방에 앉아 있는데 파리 떼가 탁자 사이로 어지러이 모여들었다. 쫓아도 없앨 수가 없기에 파리를 쫓아다니며 파리채를 휘두르게 시켰더니 파리채를 맞은 것들은 반드시 죽었고 죽지 않은 것들은 멀리 도망쳤다. 내가 말했다. “쫓아내는 것도 방법이 있구나.” 누군가 말했다. “대낮의 파리는 쫓아버릴 수 있지만 밤중에 벼룩이 모여들면 해로움이 매우 심각하니 어찌해야겠습니까?” 내가 말했다. “나도 저것들은 어찌할 수가 없다네.” 翁晝坐于室, 群蠅亂集几案間. 驅亦不能去, 命爲拂子隨而揮之, 撞着必死, 其不死者遠避. 翁曰: “駒之有術矣.” 或曰: “蠅在白日, 可以駒之, 蚤集于夜中, 爲毒偏甚奈何?” 翁曰: “吾無奈彼何耳.” 이익, 『관물편』, 31번째 청승 맞다 혹은 청승 떤다는 말이 있다. 어원은..
관물편 - 조선의 반려견 사랑 그림자를 쫓는 개, 이익의 눈물 내가 기르던 개가, 어느 날 미친개에게 물리더니만 갑자기 독이 발작해서 역시 미쳐버렸다. 다시 다른 개를 물었고, 물 때마다 다른 개도 미쳐버렸다. 이에 온 마을의 개들이 모두 미쳐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고 온전한 놈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말했다. “개가 미친 건 이미 일어난 일이라고 쳐도, 혹시라도 사람을 물어 사람이 미쳐버릴까 두렵구나.” 翁畜狗, 一日爲猘犬所噬, 俄而毒發亦狂. 又噬他狗, 輒噬輒狂. 於是村狗皆狂, 遊走遠近, 蓋無全者. 翁曰: “狗之狂猶可, 或恐噬人而人狂.” 이익, 『관물편』, 45칙 이익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하다. 마치 영화 『사일런트 힐(Silent Hill)』의 서두에 깔리는 나레이션 같다. 이어서 뿌연 안개가 관객의 시야를 가리고, 먼 곳에서 ..
관물편 - 소박함이라는 잊혀진 미덕 흰 꽃과 붉은 꽃, 어느 쪽이 예쁜가? 내가 붉은 꽃과 흰 꽃을 심었는데 붉은 꽃이 먼저 피었다. 어여쁜 것이 보기 좋았지만 흰 꽃이 피자 붉은 꽃은 도리어 색을 잃었다. 내가 말했다. “이것이 소박함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이다. 군자라면 여기서 근본으로 삼아야 할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翁種紅白花, 紅者先開, 嫣然可悅. 及白者開, 而紅反失色. 翁曰: “此所以貴質也. 君子於是乎知所本矣.” 이익, 『관물편』 69칙 우리는 백의민족일까 한반도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흰색 옷에 대한 이상할 정도의 강박이 존재하며 많은 백성들이 법적인 강제에도 아랑곳 않고 흰색 옷을 즐겨 입었다, 라는 전설이 있다. 한마디로 “백의민족 썰”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썰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