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물편 - 장점을 보는 눈
더 나은 점을 취할 뿐이니 내가 감나무를 심었는데, 열매가 많은 쪽은 나무 줄기가 가늘었고, 열매가 드문 쪽은 나무 줄기가 굵직했다. 이후 둘 다 그늘을 너무 짙게 드리워서 하나를 없애려고 했는데, 줄기가 가는 쪽을 없애자니 열매가 많아 아깝고, 열매가 드문 쪽을 없애자니 줄기가 굵직하여 아까웠다. 내가 말했다. “둘 다 남겨 두거라. 부족함이 있다 해도 더 나은 점을 취할 뿐이니.” 翁種柿, 其實多者細, 實稀者大. 旣而同繁翳而將去一, 惡其細, 則惜其多, 惡其稀, 則惜其大. 翁曰: “兩留之. 雖有其短, 取長而已矣.” 이익, 『관물편』 51칙 장점을 발견하는 힘 개인적으로 이후의 삶이 크게 바뀐 계기가 된 사건이 대학 시절 수업에서 있었다. 당시의 나는, 주문한 돈까스의 양이 많으면 소스가 부족함을 걱정했..
관물편 - 좋기만 한 것은 없어
좋기만 한 일이 어디 있으랴 쥐가 창고에 쌓아놓은 곡식을 먹어 치우고, 쥐구멍 속에 살면서 수시로 나타나는데, 고양이가 이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족제비가 와 살기 시작하자, 쥐들이 바로 멀리 달아나 버렸다. 사람들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도 족제비가 닭장을 뚫고 들어와 닭을 잡아먹을까 두려워했다. 내가 말했다. “세상에 좋기만 한 일은 없는 법이다.” 鼠嚙藏穀, 穴居而時出, 猫不能去也. 黃鼠來居, 鼠則遠矣. 人以爲益, 但懼入塒而攫鷄. 翁曰: “物無全功矣.” 이익, 『관물편』, 67칙 나는 꽤 오래 전부터 점을 쳤다. 처음부터 남의 점을 봐준 건 아니지만 하도 오랫동안 그러고돌아다녔더니 차츰 경력(?)이 알려져, 주위의 지인이나 친구들의 상담을 해주기 시작했다. 이 친구랑은 3개월을 못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