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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문장전산고-친자확인법

​원문이 긴 관계로 아래로 내린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려는 건 아니니까..그냥 심심풀이다. 한문 원문은 생략. 


일단 배경 설명을 좀 하자면, 과거에는 DNA 감정이라는 방법이 없으므로 시체의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좀 기발한 생각을 해내었는데, 피를 시체의 뼈에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피가 뼈에 스며들면 혈연 관계 인정. 스며들지 않으면 아웃이다. 이것을 물방울 적, 떨어질 적자를 써서 적혈이라고 했다. 


살아있는 사람끼리의 신원을 확인할 적에는 이 방법을 써먹을 수 없으므로 피와 피를 그릇 같은 것에 섞어서 합쳐지면 혈연, 분리되면 남남이라고 판정했는데 이것을 합혈이라고 했다.


솔직히 뭥미 싶다. 이규경은 이게 아주 기막힌 방법이라고 생각했나보다. 뭐 DNA 감정도 못하고 혈액형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좀 감안해주자.


이규경이 여기서 비판하는 것은 세상에서 적혈과 합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적혈은 할아버지와 손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물론, 우리는 이규경이 한층 사람들의 오류를 심화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넘어가자)


이규경은 《남사(南史)》《유서찬요(類書纂要)》,《군국지(郡國志)》《물리소지(物理小識)》에 기록된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게 어떻게 조손, 부자 사이에서만 통하는 방법이라고 할소냐, 조손(祖孫)ㆍ부자(父子)ㆍ형제(兄弟)ㆍ부부(夫婦) 다 먹히는 신통방통한 방법이다 라고 주장한다.

 


피가 뼈에 스며드는 원리는 잘 모르겠다. 뼈에 수분이 상당히 증발한 백골화된 상태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피와 피가 합한다는 것. 다시 말해 응고한다는 것은 혈액형 반응의 일종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그게 몸 밖으로 빠져 나온 혈액의 자연스러운 응고 반응인지 혈액형 타입이 달라서 발생하는 항체 항원 반응인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같은 혈액형이면 오히려 항체 항원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니 합쳐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만약 그랬다면 과거에 이 친자감정법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 꽤 많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