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를 보는 방법"을 읽으며 행동 패턴에 대한 유용한 분석 도구를 몇 가지 건졌다. 우선 상기 다이어그램은 책의 내용 일부를 마인드맵 형식으로 요약한 자료다.
인간의 행동 패턴은 복잡계적 현상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그것이 환원주의적 분석으로 이해되는 범위를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는 저 장구한 생물학적 진화의 시간동안 서로를 관찰하면서 행동 패턴에 대한 정교한 대답을 만들어 왔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자신들에게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이야기를 하는 수다스런 존재들이다.
고전은 말한다. 무엇이 옳은 행동인가. "주역"을 해석하는 입장 두 가지 중 의리역은 바로 주역의 괘상을 인간행동 패턴의 규칙성, 한계성으로 설명하는 시도다.
인간의 대뇌가 좌우뇌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은 무극이 태극이고 태극이 음양을 낳는다는 태극도설의 주장의 생물학적 근거, 그리고 나아가 철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즉 이분법은 인류가 환경을 인식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도구중 하나다. 칼융은 이를 대극(Opposite)이라고 불렀다.
대극의 융합은 중세 연금술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 중 하나다. 즉 대극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신은 악마를 요청한다. 악마는 신의 다른 측면이다. 이것은 마니교나 그노시스의 생각에도 나타난다. 또한 낮과 밤이 반복되는 지구의 대기 현상도 인간의 체험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낮= 밝음=좋음
밤=어둠=나쁨
이와 같은 가치의 하이어라키는 다른 모든 가치들을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시각 중심적 동물이라는 점도 이유가 될 것이다.
어째서 인간은 이런 도구를 필요로 하는가. 혹은 빌트인되어 있는가. 그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분자지능' 챕터에서 설명하고 있는 박테리아 편모의 운동성이 단지 두 가지 '요동'과 '직진'이라는 반응만을 가지고 주화성(성호하는 화학기제에 접근하는 성향)을 형성하며 마치 '생각하고 움직이는 듯한' 지능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인간의 단순한 해석 도구(음양, 이분법)가 어떻게 복잡한 인간 행동 패턴의 설명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초가 된다.
주역은 음양->양의->사상->팔괘 ->64괘와 같은 형태로 이분법을 발전시켜간다. 그리고 64괘를 통해 인간 행동 패턴을 해설한다. 거꾸로 말하면 인간 행동 패턴은 그 개수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든 개념처럼 보인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거의 무한대가 아닌가.
그러나 개체의 수와는 별개로 또한 개체 간의 상호작용의 복잡성과는 별개로(즉 비례하지 않고), 전체 패턴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이는 스케일링 법칙에 따르면 포유류의 심작 박동 수가 개체의 크기/체중 차이와 상관관계를 이루는 것과 유사한 사례다.
게다가 궁즉변, 변즉통과 같이 주역에는 자기조직의 임계성에 대한 통찰도 들어 있다. 임계성에 달하면(궁하면) 사소한 요소에도 커다란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변하고) 이렇게 되면 새로운 돌파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통한다). 즉 언어적 정교성과는 별개로 인간 행동에 대한 고대의 지혜에는 눈여겨 볼만한 측면이 다수 존재한다.
개론은 이쯤으로 정리하고 다음 글을 통해서는 실제 괘의 사례를 가지고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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