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랜 빠로 의무를 다하기 위해 그가 읽어봤다는 책을 찾아읽곤 했는데, 그 중에 로스 맥도널드의 루아처 시리즈도 있었다. 인터넷으로 찾다보니 비렐리 님의 블로그에서 로스 맥도널드의 마의 풀에 관한 비평(http://blog.naver.com/gunkel/40135870223)을 발견했고, 다른 글들도 재밌어서 읽다보니 로렌스 블록 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걸 알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추리소설의 영역은 매우 넓고 깊다. 셜록 홈즈, 아가사 크리스티만 있는 건 아니다. 코난 도일이 돈을 벌기 위해 썼던 소설은 그가 주력했던 소설보다 잘 팔렸고 수십 년 뒤에는 많은 빠를 만들었다.
하드보일드는 네안데르탈인에서 크로마뇽인으로의 바통 넘기기랄까, 추리 소설을 또 다른 영역으로 인도했는데, 아직 변화 도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은 아직 제대로된 하드보일드 소설이 없다. 정유정 씨의 작품들이 그 선국적인 작업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정유정 씨 본인이 하드보일드적 기법의 응용 정도로만 자신의 작품을 위치지우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그 외에 도진기나 송시우의 작품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지만 하드보일드라기 보다는 추리 소설의 범주에 속하는 것 같다.
아무튼, 하드보일드라고 해서 다 입맛에 맞는 건 아닌데, 로스 맥도널드는 유명세에 비해 별로 재미가 없었다. 몰입이 안될달까.
로렌스 블록은 문장이 산뜻하다. 리듬감이 살아 있고 위트가 있다. 장르 소설을 통털어 이렇게 감각있는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도 재미있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들이 벌써 30여년 전 작품들이니 요즘 작품과 비교하면 강력 범죄라고 해도 별로 '안 쎈 편'이지만, 그래도 문장을 읽는 재미가 있다. 아주 하드한 하드보일드라기보다 소프트한 하드보일드랄까.
2014년에는 시리즈 중에 두 권이나 번역되었다. 또다른 시리즈로 살인청부업자인 켈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단편집도 번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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