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 ebook을 출판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저작권료를 정산을 받은 것이 총 20만원쯤 된다. 1년여에 걸친 금액이니 월 2만원이 좀 안된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금액. 아무리 봐도 전업 작가를 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지금 현재는 출판사가 사라져 아예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212373
동전을 쫓는 소년 (문장장르소설선 8 이민철 소설집)
사이버문학광장 공모마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이민철의 첫 소설집. 판단을 보류한 채 세상을 관찰하는 관찰자로서의 작가적 시선을 갖고 있다. 생각의 흐름대로 소설을 집필하는 까닭에 작품을 다소 불가해한 면이 존재하지만, 그것 자체로 작가 이민철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번 소설집에는 수상작 2편과 4편의 자선작을 함께 실었다.「안녕, 나의 세 번째 젖꼭지」는 어느날 아침 갑자기 젖꼭지가 자라나게 된 주인공이 등장한다. 남자의 젖꼭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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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까지 이르게 된 계기는 이렇다.
사이버웬진 문학광장(https://webzine.munjang.or.kr/)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 보면 소설, 시 등을 게시판에 올리고 매주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일종의 오픈 공모 시스템인 셈인데, 현역에서 활동중인 소설가나 시인의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상당히 고무되었다.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작에 뽑히면, 책이나 도서 상품권 등을 선물로 주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나는 몇 번인간 우수작에 올랐고, 그러던 차에 문장 쪽에서 우수작 수상자들을 모아 무료로 'ebook'을 발간해준다는 연락을 받았던 것이다.
출판사는 아마도 문장 측과 계약을 체결한 업체였던 듯 한데, 1인 출판사로, 출판사의 이름은 '친구'였다. 몇 가지 계약 조건이 명시된 계약서를 작성하고 책을 출판했다.
출판 한 뒤에 깨달았지만, 그때 나는 준비가 부족했다. 내 글은 먹힌다는 자만심에 쩔어있기도 했다. 내 주기만 하면 뭐 여기저기서 원고 제의가 오겠지? 이러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거 아냐? 하고 생각했다.
물론 결과는 정반대였고, 나는 내가 글을 쓰는 게 맞나 하는 회의에 빠졌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아마 다른 사회도 비슷하겠지만, 한국이 좀더 정도가 심한 듯 한데, 글을 써서 밥벌이를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목표에 가깝다. 실용적인 글쓰기를 통해서는 가능한 영역이 어느 정도 있지만, 적어도 문학으로 밥먹고 사는 건 비참한 지경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이란 개념이 유행하면서, 나도 가만히 앉아서 내가 통장에 돈이 꽂히게 되는 그런 삶을 살 수 없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주변에 종종 있다. 대체로 해외 사이트나 국내 블로그 등에서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저작권"으로 돈을 버는 것인데, 내가 해본 바로는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1. 가성비가 낮다
책을 한 권 쓴다고 생각해 보라. 거기에 들어갈 노력 대비 판매액, 인세. 비교가 되지 않는다.
2. 문이 좁다
웹소설이 많아져서 마치 문이 넓어진 것 같은 착각이 들겠지만, 80:20 법칙(파레토 법칙)이 명시하는 바와 같이 상위 20이 80의 이득을 쓸어간다. 파레토 법칙은 어떤 단위에서도 성립하므로, 다시 상위 20의 20 그러니까 4%가 80의 80 즉 64%를 쓸어간다. 이런 식으로 하이어라키가 형성되기에, 게다가 한국 문단의 파이는 너무 작아서 저 위에 들지 못하는 나머지 80은 최저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1. 버틴다
롱테일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나도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을 보면, 게시한 지 몇 년이나 지난 뒤에 누군가가 확인하고 댓글을 달 거나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상품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언제가 빛을 볼 수는 있다. 보험쪼로 생각해도 좋다.
2. 차별화된 컨텐츠를 만든다
차별화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2.1 차별화된 소재
즉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 혹은 드문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이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당장에 주목받지 못해도 결국 관심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그 소재를 다룬 건 당신 혼자일테니.
예를 들어, 영화 박열이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독립운동가를 다룬 이야기는 많지만, 박열은 그중에서도 독특한 사례에 속한다. 일본인과의 사랑도 그렇고 아나키스트였다는 점도 그렇다. 독립운동사의 메인캐릭터는 아니지만 확실한 개성이 있는 캐릭터였다.
소설가 가운데는 김영하가 이런 소재의 특이성을 포착하는 데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치매에 걸린 노년의 연쇄살인마가 주인공이었다) 일본인 작가 가운데 무라카미 류도 남들이 잘 다루지 않는 소재를 다룬다.(과거의 코인로커베이비 부터 최근의 55세부터 헬로라이프까지)
이런 소재를 다루려면 저널리스트처럼 취재에도 능해야 하고 또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 할 것이다.
2.2 차별화된 레시피
이미 여러번 사골처럼 우려낸 소재라도 레시피가 다르면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
이 부분은 쉽진 않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하지만, 정말 개인적인 것을 끝까지 추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것이 정말 개인적인 것이 맞는지도 확실치 않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리고 당연하게 사회적인 영향 속에 살아가기 때문이다. 수많은 심리학 실험에 따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리는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답조차 주위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바꾸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의 본성의 일부다. 완벽하게 독립적인 인간은 사이코패스뿐이다. 우리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확률로 천재도 아니다.
3. 흉내낸다
나는 모방이 창조를 낳는다고 믿는다. 좋은 모방은 좋은 창조의 거름이 된다.
모방 = 창조
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완벽히 모방할 수 없으므로, 바로 그 미숙함 때문에 충분히 모방하지 못한 영역에서 창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진화론의 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진화는 거대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아니라, 눈앞의 환경에 좀더 나은 방식으로 살아남은 생명의 반응에 대한 자연의 보상이 축적된 결과이다.
우리는 미숙하게 모방한다. 열화된 카피 버전이 다른 관점에서는 열화가 아닌 더 나은 무언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버티면서, 따라가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구절처럼.
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밀려오는 조류를 거스르며, 과거로 끝없이 떠밀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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