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개념과 부동산 시장 전망
엘티비(LTV, Loan to Value) 는 대출금액(loan)이 부동산 가격(value) 대비 어느 정도가 되는 지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엘티비가 높다 =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엘티비가 낮다 = 대출을 조금밖에 못 받는다
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통상 국내의 아파트 기준 엘티비는 60%였다. 엘티비가 높아지면 70%, 낮아지면 즉 규제가 심해지면 지금처럼 40%까지 내려간다. 엘티비가 높은 건 이미 부동산 있는 사람만 좋은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부동산의 가치는 경제가 성장하면 동반 상승한다. 그것은 화폐가치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십년 전의 일억, 이십년전의 일억이 지금의 일억과 동일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 경제학자는 아무도 없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가치가 상승한다. 특히 도시는 인프라가 집중화되는 현상과 선점효과 때문에 그 가치의 상승폭이 크다.
이때 엘티비가 높다는 뜻은 자산이 많지 않은 사람도 대출을 받으면 주택을 소유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이 중요한데) 부동산 가치의 상승에 따른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수십개의 부동산을 이른바 갭투자로 소유하는 경우가 아니라 자신이 거주할 부동산을 현재 구매력은 없지만, 장기간의 상환을 염두에 두고 대출을 토해 구매하는 것은 긍정적이 레버리지 활용이다.
그리고 이런 레버리지 사용은 경제에 긍정적인 활력을 준다. 하부가 가능한 신용카드로 여러가지 물건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여 생활의 만족도와 질을 높이는 것과 기본적으로 동일한다.
예를 들어, 엘티비가 70퍼센트라고 한다면, 5억원 기준의 아파트를 1억 5천만원의 자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는 신용대출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연소득 5천만원인 사람이 신용대출까지 받으면 약 1억여 원의 자금으로 5억원의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직장인, 혹은 자영업자라면 당장 5억이라는 거금이 없이도 저렴한 돈으로 이자를 내면서 대출을 조금씩 갚아나가면 내 집마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엘티비를 낮추게 되면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이 40%라고 한다면 동일한 5억의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3억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엘티비 규제는 통상 신용대출 금액의 규제를 동반하는 정책인 경우가 많으므로 오롯이 3억이 있는 사람만이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초기 자본이 없는 사람은 내 집마련을 이룰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이 동반 하락하여 소위 '안정화'가 되면 이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엘티비 규제를 통해 부동산의 가격을 지금보다 낮게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서울 중위권 아파트 가격이 8억원대인데, 적정한 가격이 5억이라고 해보자. 이것은 중간값이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은 3억-8억사이로 형성이 될 것이다. 당신이 이미 부동산 소유자인데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는 한 채이고 이 가격이 40% 가격하락이 일어난다고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제로다.
그럼 다주택자는 내놓을까. 당신이 아파트를 열 채쯤 가지고 있는데, 그 가격이 모두 40%이상 하락했다.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대량 매도, 즉 손절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는 전세 제도라는 특이한 거주제도가 있다. 서울 거주 공간에 대한 수요가 변하지 않는 이상 수요는 유지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도 전세가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상승하게 되며(실제로 매번 그랬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 된다는 의미=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는 대신 전세를 선택하기 때문에 수요 공급 법칙에 따라 전세가 귀해진다)
극심한 경우 전세가가 매매가를 초과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위 깡통전세가 될 위험이 발생한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목표로 한다면 가장 근본적인 부분, 즉 수요집중이 해결되어야 한다. 이것은 두 방향에서 가능하다.
1. 서울 내에 대규모 아파트의 공급
2. 서울 내의 인프라를 타도시로 이전
그러나 1번은 한계가 있다. 우선 이 방법 자체에 동의를 하지 않는 정치세력이 절반 가까이 존재하며, 따라서 '대규모'의 공급은 쉽지 않다. 단기간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2번은 더 심각하다. 인프라의 이전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확장으로 이어지거나 이전 자체가 불가능한 인프라에 대한 수요 때문에 무위로 돌아간다.
그러나 여기 3번째 방법이 있다. 애초에 집을 구매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주거 안정'이 목적이다. 큰 돈을 들여 집을 사는 것은 집 없는 서러움을 면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것이다. 그렇다면 집없는 서러움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즉, 세입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강화하고 10년 20년 장기 임대를 하도록 세제 혜택과 규제를 시행하면 된다. 2년마다가 아니라, 10년마다 집을 옮겨야 한다면, 무리를 해서 집을 사야하는 이유도 약해진다.
부동신 엘티비 규제는 역효과가 크다. 땅의 가치 자체는 그대로인데, 인위적으로 가격을 눌러 놓으면, 사소한 계기로도 (마치 임계치에 달한 복잡계처럼) 펑 터질 수 있다. 결국 이런 흐름은 버블로 이어진다. 규제가 아직 안 된 지역으로 돈이 몰리고 그도 아니면 규제가 풀리는 순간 버블이 된다.
끝까지 규제를 안 풀면 되지 않는가 라고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현실정치적으로도 그렇고, 시앚경제적으로도 그렇다. 만약, 아파트가 영원히 규제가 안 풀리는 법제화가 성사된다면, 빌라로, 주택으로 그 불이 옮겨간다. 즉, 이런 방식은 부동산 가격의 대부분의 요인이 투기성이라는 판단때문인데, 실제 부동산 시장을 보면 대다수는 1채 자기 집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다다.
결론적으로, 내가 예측하는 부동산 시장 전망은 이렇다. 엘티비 규제가 현 정권하에 이어지는 한,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수도권 시장의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버블의 씨앗을 키울 것이다. 전세가가 매매가를 쫓아오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즉 전세입자들에게 괴로운 상황이 올 것이다)